농부의 편지


안녕하세요?
생명을 가꾸는 농부 김영회입니다.

1980년대초부터 30년 넘게 친환경농업으로 실천하신 부모님과 함께
2004년부터 무농약 단감 재배를 시작하였으며,
2007년에 유기농 인증을 받아서 2012년이 유기농 6년차 됩니다.

처음 무농약을 시작한 2004년부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난관들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유기농을 고집하면서 어렵게 유기농 6년차까지 왔답니다.
그러나 약3~4년전부터 외래 해충들의 유입과 이상기후로 인하여
여러 가지 병해충들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감나무들은 생사를 걸고 그렇게 많이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좋아지겠지 하면서 온 것이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이 나무와 하나가 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약 1,500여평의 집 뒤쪽 과수원에서만
약 60여그루의 감나무들이 죽어 갔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나무들도 몇 년을 기다려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다보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유기농이 중요하지만 나무가 없이는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남아 있는 나무들이라도 정상적으로 회복시킨 뒤에
다시 전체적으로 유기농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말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유기농 전체를 포기할 수는 없어서
약 50% 과수원만 화학농약을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것도 일반관행 10회이상보다는 훨씬 작고 안전한
한살림 생협(안전기준 저독성약 3회 방제)으로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생명을 가꾸는 김영회 올림






※ 병해충들이 나무 밑둥의 껍질을 갈가 먹어서 죽어가는 감나무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