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기상시간은 아침 여섯시이다.
원래 아침잠이 많아서 잠꾸러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슬며시 잠이 저만치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침 다섯시쯤이면 잠에서 깨어나 이리뒤척 저리뒤척 더 자야지 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해서 나도 빨리 나이가 들어 잠이 없어지기를 바랬는데
잠을 자도 잔것 같지 않고 작은 인기척에도 잠이 깨어 하루 왼종일 멍~하다보니
그 때 그 시절이 너무 그립기만 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하게 몸을 풀고 텃밭 명상을 한다.
제일 먼저 호박밭으로 가서 야드르하게 영근 호박 몇 개를 따고
이제 막 색이 붉어지는 토마토를 따고
가지도 따고
오이도 따고
장아찌를 담그려고 몇 그루 심어둔 아삭이 고추도 오늘은 제법 땄다.
현준이 피자 만들어 주려고 심은 피망도 제법 굵었네..
아침 샐러드용으로 상추와 쑥갓 민들레 크로바 잎도 몇 장 따서
이슬 묻은 슬리퍼를 탈탈 털며 현관으로 들어선다.
감자를 굽고 샐러드와 미숫가루로 아침상을 마련했다.
텃밭에서 따온 싱싱한 것들로 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이시간이 내 생애에 주어진 모든 시간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