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상주시 화동면 선교리에 자리잡은 신의터농원은 12년 전에 힘든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고향마을에 정착한 조용학, 김갑남씨 부부가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장이다.

농원 초기 마을앞 솔밭단지 문중산 빈터를 빌려 황토집을 짓고 마을 이름을 따서 ‘신의터농원'이란 문패를 달았다.




남편 조용학씨는 젊은 시절 배운 중장비(포클레인) 기사였다. 결혼후 수원에서 조그마한 건설회사에 취업했고, 당시 중동 건설현장 근로자로도 2년간 다녀왔다. 형편이 조금 나아졌고, 무언가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이 바비큐 사업이었다. 그러나 2년도 안 돼 거덜이 났다. 늦둥이가 태어나자 포클레인 1대를 구입해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일거리가 많아 형편이 좀 나아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곧 불어닥친 IMF 한파를 넘지 못해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결국 안주인 김갑남씨가 생계에 나섰다.
젖먹이 아들을 남겨두고 친척 언니와 서울 역삼동을 오가며 야식집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생만 했을 뿐 수중에 남는 게 별로 없었다. 결국 6개월 만에 중단했다. 도시 생활을 청산해야 할 상황이었다.
전셋집을 처분해 빚을 갚고 나니 수중에 남은 것은 단돈 2천만원 뿐이었다.
부부는 고심끝에 낙향을 결심했고 1999년 2월 눈물을 머금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조용학, 김갑남씨 부부는 고향인 상주 화동면 선교리 신의터 재를 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마을앞 솔밭단지 문중산 빈터에 우선 100㎡(30평)가량의 2층 황토집을 지었다.
그리고 농사일을 시작했다.
막상 고향에 정착했지만 농사일이 처음이라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다.
남들은 쉽게 하는 논농사조차도 막막했다.
면지역 전체가 전국에서도 유명한 팔음산 포도 생산지라 2천480㎡(750평)를 빌려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철저한 친환경 농사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




부부는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먹는 것만은 양심적으로 생산하고 싶었다. 그래서 친환경 농사법을 배우기 위해 전국 논밭과 강의 현장을 부지런히 다녔다. 부부의 오랜 노력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무농약 포도' 생산으로 결실을 맺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주문이 늘었고,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도 단골 손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도시 사람들은 삶이 힘들어질때면 ‘고향에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라고 하지만 농사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부부는 “농사를 죽기살기식으로 지어야겠다는 생각 없이 취미생활로만 여긴다면 귀농 귀향의 꿈은 완전히 접어야 한다.”고 말한다.

안주인은 소문난 살림꾼이자 발효음식 전문가이다. 신의터농원 마당에는 반질반질한 200여 개의 장독이 있다. 장독 속에는 100% 우리콩에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간장`된장`고추장 등 건강기능식품이 익어가고 있다.




귀향 12년째의 김갑남 씨는 “늘 고향이 그리웠다. 평생동안 마음에 품었던 일을 하면서 살고있는 요즘은 너무나 행복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