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해남에가자는 신랑을따라 나섰다.

이날은 장난기섞인 울신랑한테 프로포즈를 받은 날이다.

아침일찍 서둘러 떠난탓에 시간적 여유가있었다.

남쪽으로 가는길엔 온통 울긋불긋 진달래가 내마음을 사로잡는다.

가다보니 고흥이 나온다.

힘들었던 추억도 행복했던 추억도 많았던곳이다.



태어난지 몇개월 안되었던 딸아이와 세살짜리 큰아들 정우를 데리고 벌을 키우러갔던곳

벌과함께 생활하려 논에다 천막을치고 잠을자니 어찌나 춥던지 허름한 빈집을 빌려들어갔다.

부엌에서 불을때면 연기가 방곳곳에서 퐁퐁나오면 아들은 연기를 잡는다며 손을 오무렸다 폈다했다.

초저녁이면 방바닥이 너무뜨겁다가도 새벽엔 왜그리도 춥던지

긴긴밤 할일없어 아들은 방아를 태워주고 딸아이는 손으로 비행기를 태워주며 지냈었는데..

추억을 더듬거리며 그렇게 마을을 지나갔다.



밴처대학에서 만난 동기생의 석류농장을 들렸다.

꽤나 심한 언덕이었을텐데 어쩜 그리도 잘 가꾸어놓았던지.

바다가 보이는곳 . 석류나무아래엔 철쭉꽃과함께 석류꽃이 어우러지면 얼마나 멋진 모습일까?

붉디붉은 석류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상상해본다.

바닷가에서 직접잡은 회를 먹곤 해남에 봉우가있는곳으로가 잠깐 만나고 금쇄동으로 떠났다.



금쇄동은 윤선도가 이곳에 반해 거하면서 산중신곡과금쇄동기등의 작품을 저술한곳이란다.

금쇄동의 산은 온통 진달래가 가득했다.

울신랑 차가 오를수있는곳까지 붕붕거리며 오른다. 이런곳은 어여있게 즐기며 걸어올라가야하는데

신랑 차를 멈추고 나가더니 진달래를 따서 먹더니 한가지 꺾어 나보고도 먹으란다.

어린시절 먹어?f지만 맛은 없다.



울신랑 진달래를 한아름 꺾더니 차에있는 나에게 주면서 " 저랑 결혼해주세요" 한다.

"싫은데요"

"싫어도 내차에 탔으니까 결혼해야돼"

그러곤 둘이서 한참을 웃었다.

울신랑 심심하면 하는소리지만 싫지는 않다.




다른사람처럼 신랑한테 선물하나 받은적없지만 나만큼 신랑한테 프로포즈 많이받은사람은 없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