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 만개전)

그리도 기다리던 아카시아꿀을 오늘아침 채밀햇습니다.

어제 순천갔다 돌아와 밤 9시가되어 채밀할 준비를 끝내놓고 알람을 맞춰놓고 잠을 잤습니다.

5시 알람이 시끄럽게 울어댑니다.

"정우아빠 일어나 꿀따야지"

불을 켜보지만 신랑 일어나질 않습니다. 커텐을열고 밖을보니 어두컴컴합니다.

나도 모르겟다. 다시 누우니 신랑 일어나 거실로 나갑니다.

"아니 벌써오셨어요?" 꿀을 따주기로하신 이모부님이 벌써와 계셨던모양입니다.



해뜨기전에 꿀을 떠야 꿀이 진하기때문에 빨리빨리하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신랑은 벌집에 붙어있는 벌들을 모두 털어내면 이모부는 그것을 바구니에 넣어 가져옵니다.

사람이 겨우내 먹을 양식을 창고에 저장하고 자물쇠를 채워두는것처럼 벌들도 나중에 먹으려고 구멍을 봉한것을

칼로 잘라내곤 채밀기에 넣어 돌립니다.

채밀기는 원심력을 이용해 세탁기처럼 돌려서 꿀을 빼는것입니다.



(꿀을따는 채밀기입니다. 이곳에다 서있는 벌집을 넣고 돌리지요)

벌들이 나무에서 꿀을 가져올때는 수분 그자체입니다. 그것을 가져다 날개짓을하고 열을내어서 수분를 날려보내면

숙성이 되는것이지요.

11일만에 꿀을 채밀햇으니 꿀의 농도는 좋습니다.

지나가는 아줌마도 불러서 꿀먹은 벙어리 만들며 서두릅니다.

"이모부 땡칠이처럼 켁켁하면서 들고와야하는데 꿀이 조금 들었나보네요"

이모부는 다음통에것을 가져오시면서

"켁켁 꿀이 많이들어 아고고 무거워서 말도 못하겠네. 하시면서 들고옵니다.

울 신랑 초보인 이모부에게 꿀을 따면서 이것저것 설명을 합니다.

"애기 그만하고 빨리 벌 털어" 또 소리지릅니다.

이야기를 하면 속도가 많이 늦어지기 때문에 중단을 시켜야합니다.



( 예전엔 일일이 손으로 돌렸는데 지금은 이렇게 자동 기계로

속도와 몇바퀴를 돌릴것인지를 입력하고 돌리면 이렇게 돌아가면서 꿀이 나옵니다)

"정우아빠 이모부한테 이렇게하라고 알려드려"

조금있으니 어렴풋이 신랑의 소리가 들립니다.

"날 가리치려구 해" 꿀 소비를 들고온 이모부한테 스리슬쩍 묻습니다.

"울 신랑 뭐라고해요?"

"삐적마른 각시가 성질만 있어가지고 날 가리치러 든다는데" 그소리에 웃음이 나옵니다.



(꿀을 나중에 먹으려고 봉해둔것)



(봉한것을 밀도로 자르는 모습. 오늘은 바빠서 사진을 못찌고 지난해 찍었던것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코끗을 간지럽히며 지나갑니다.

"꿀따고 로얄제리까지해야하니 빨리 빨리합시다"

"해뜨면 머리 벗겨져요" 그소리에 이모부도 웃습니다.

"영숙아 저 암탉 잡아먹자"

"우린 못잡아요. 이모부가 잡아요"

조금있으니 어디서 맛있는 닭도리탕 냄새가 나는듯합니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한시간정도 지난후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 가스에 혹시 뭐 안 올려놓았어요?"

엄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혹시나 모르니 가보겠다고 올라갑니다.

거실문이 열리면서 연기가 퐁퐁나고 탄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엄마 꿀따는것 궁금해 가스에 불켜놓은것을 깜박 잊었나봅니다.



(사진에선 좀 구별이 안되는데 아카시아꿀이 때죽나무보다 좀 맑지요.사진엔 밤나무꿀과 감로꿀이 빠졌습니다)

채밀기에선 아카아꿀향이 솔솔 납니다.

오늘따라 일하는것이 왜이리 힘이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꿀먹고 기운좀 차려야지~~

흐르는 꿀을 한모금 먹어봅니다. 역쉬 이맛이야.~~

"이모부 꿀 배에 담아가져가는것은 공짜에요. 많이드세요"

이모부 껄껄웃습니다. 뱃속에 담아가져가봤자 얼마나 가져가겟어요.ㅎㅎ

그렇게 웃으며 꿀을 채밀하곤 아침밥먹고는 바로 로얄제리를 합니다.



(두승산밑꿀벌집이란 이름이 좀 어려운것같아서 ...

박스그림은 울 신랑이 좋아하는 성인만화를 잘 그리는 한희작선생님이 그려주셨어요)

새벽에 해야하는데 봉해버리지나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신랑은 밥수저도 놓지않은 마눌보고 빨리 나오라며 나갑니다.

다행 작은것을 이충한탓에 봉하지는 않았습니다.

신랑도 피곤한지 오늘부터 로얄제리 타먹자합니다.

얼른 끝내놓고 좀 누웠으면~~ 쫑알거리다 아침에 이모부한테 들은소리가 생각이 납니다.

"삐쩍마른 각시가 성질만 있다구"

"누가 그래"

'몰라 어떤 남자가 그랫다던데"

"큰일날소리 누가 맞을라고 그런소리를 했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힘든것을 참아봅니다.

조금있으니 신랑 볼일이있어 방에 들어가려고

" 나 갔다올께. 열심히 해"

"그렇게 말하는것 아니여"

"나 없을때 누가오면 따라가" 그러는거야.

"이사람이 나 멀리 안간다니까. 진짜루 멀리 안가" 하면서 올라갑니다.

아~~우리 부부는 언제나 철이들지 모르겠습니다.

로얄제리 이충까지 끝을내니 4시가 넘었습니다.

늦은점심 먹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