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늦더위에 고생을 했었는데 이젠 완연한 가을 하늘입니다.

햇빛이 투명한 아침 벼르고 벼르던 녹색찰벼(녹원찰벼)논으로 갔지요

녹색짙은 잎사귀에 까만 벼이삭

처음보시는 분들은 다 흑미 쌀단지 라고 착각을 하시지요



이 짙은 검정벼이삭이 쌀알이 연한녹색을 띠는 녹원찰벼 (생동찰)랍니다.

이 품종도 고대미로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생식으로 애용하는 쌀로 유명하지요

녹색찹쌀인 녹미를 생쌀로 씹어보면 입안가득 달큰하고

엽록소가 주는 싱그러움까지 입안에 감돌지요



실제로 녹색쌀의 성분분석표를 보면

비타민E와 클로로필을 함유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지요



모내기시작부터 논 물꼬 담당이던 제가 벼르고 별러 논에 오느건

연꽃이 필 때 부터 연꽃차를 만들고 이 계절은 연잎차를 만들기 때문에

논 물꼬를 보는 일에서 제외되었지요

새벽마다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돌아보며 날마다 눈인사를 하던 벼들이

아~ 지금은 이삭을 피우겠지? 지금쯤 병충해가 올 때 인데...

그렇게 가늠하던 녹색찰벼 논에 까만 벼이삭을 보러 아침 일찍 도착하니

벼 꽃이 필 시간이 안 되었네요 대신 노란 큰고들빼기 꽃이 환하게 반겨줍니다.

벼 꽃은 아침이슬이 마르고 햇살이 화사해지는 오전10시쯤에나 볼 수 있을...



혹 벼 꽃이 피지않을까? 기다리며 살피던중 만난 자연친구

여치가 아침이슬을 말리고 있나봅니다.



까만벼이삭을 거꾸로 부여잡고 벼잎을 닮아가나요 ?




예쁜 실잠자리도 지금은 쉬는시간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오방미색중 붉은색인 적토미는 이제 벼이삭을 숙이며 겸손해지네요

아직은 깔깔한 수염을 곧추세우고 있지만 고개가 더 깊어지고

가을바람에 서걱일 때 쯤엔 부드러운 곡선미를 드러내겠지요



오방미색중 검정색을 띠는 흑미재배지

지금은 검정색이 보일 듯 말듯 왕겨층은 일반벼와 똑같고 현미층이 까만색인 흑미

이제 서서히 여물이 들어가면서 까만속내를 드러내겠지요



조생계통인 검정찰벼를 보리후작으로 재배하면 태풍도 피하고

이삭도 튼실한 검정쌀을 수확할 수 있다는거 남도 끝자락인 해남기후의 장점이지요



여름내 이어지던 징한 비도 적당히 비키고 태풍도 용케 비킨 검정찹쌀

올 해 보기드문 이삭입니다.

이럴 때 치렁치렁한 벼이삭을 개꼬리같다고 하시는 어른들 말씀

아~ 이느낌을 그렇게 표현하신걸까요 ?




생명을 품는 논은 오늘도 다양한 생명을 기르며 맑은물도 만들고있네요

인산을 정화하는 작용이 뛰어난 개구리밥 (부평초)이 꽉찬 논

벼가 하는 또 다른 일

산소를 공급하고 물을 정화하는 현장이지요



이계절의 들판은 다양한 색을 표현합니다.

중생종 찰벼 황금들판을 보여주지요



아직은 녹색이 더짙은 가을들판

노란 돼지감자꽃이 웃고있지요 아직은 이른 가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