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아침안개가 아침햇살에 흩어질 때

오랜만에 아침들판을 둘러봅니다.



벼를 벤 후 바로 따라다니는 볏짚묶는 베일러

가을 들판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지요

볏짚을 긁어모아 토해놓은 커다란 공룡알?

하얀 랩핑시트를 알록달록 바꾸면?



이젠 벼를 벤 그루터기들이 가지런히 보이는 논들이 더 많이 눈에 띄지요

백년지기농장의 찰벼를 수확한 논 볏짚을 잘라논 논바닥모습이지요

해마다 벼를 수확 후에 볏짚을 잘라서 논으로 돌려주는 백년지기농장

자기애로주의 라고 들어보셨나요

벼가 성장하는데는 제몸을 이루고 있는 성분을 제일 좋아한다 라고 이해하시면 빠르지요

그래서 벼를재배하며 볏짚을 다시 토양에 넣어주고 쌀겨나 벼의 부산물을 다시 논으로

돌려주는 일은 논의 토양을 벼가 자라기 가장 좋은 조건으로 스스로 만들게 하는게

친환경 벼재배의 기본이랍니다.

농사를 지으며 외부의 자재를 투입하지 않고 작물의 부산물을 다시 토양으로 돌려주는 일

그것이 친환경 농업의 기본인데 작금의 친환경농업은

외부의 친환경자재를 쓰는것이 친환경농업인양..

자연예술농업을 주창하는 기적의사과 기무라선생님

사과과수원의 토양을 뒷산 나무숲 아래의 토양처럼 만드는게 목표였다던 말씀이

오래오래 기억되는 해답입니다.

거기에 自他一體 의 원리를 내가 키우는 대상에 적용한다면 작물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붉은 가칠한 수염을 곧추세우고 들판을 붉게 물들이던 홍색찹쌀 적토미

이젠 까칠한 수염도 비바람에 무뎌지고 빳빳한 고개가 겸손해졌지요

흠씬 내린 아침이슬에 푹 절여진 모습 에 어 ! 그러다 누우면 큰일이다



가을 들판에서 제일 게으른건 이 녹색찹쌀 녹원찰벼

워낙 늦은 만생종이라 이제야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볏대가 뻣뻣한 초록잎새를 받치고 있으니

시월 늦은 마지막 주에 벼베기를 해야 할 듯 합니다.



여름태풍 무이파 때 이삭이 패질 않고 벼 잎끝 만 바람에 찢겨 말라버린 녹원찰벼

늦은 만생종은 가끔식 재해를 피해가기도 하지만

일찍 찾아오는 첫 서리에 된서리를 맞기도 하지요




가을 아침 논으로 나가면 늘상 만나는 자연의 친구들

벼 농사꾼들에게 더없이 고마운 친구들이지요

물속 물밖에서 육식을 하는 곤충들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이 아침은 흠씬 젖은 날개에 미동조차 못하네요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도 줌을 확 땡겨봐도 어라 ?

이슬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이 아! 얘들에게는 일각이 여삼추 일터

그러니 나 죽었소 고추잠자리 죽었소

아침 이슬 흠뻑내린 시월의 들판 모습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