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하순

이맘때의 농촌은 줄줄이 나래비선 일들이 사람을 재촉 합니다.

모내기에 마늘 양파 수확 또 감자 수확 까지...

초록으로 변해가는 논들을 보며 마음이 급해지는 요즘

검정 보리밭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냅니다.



보리가 익어가기 전까지는 그냥 여느보리와 같이 초록빛 보리밭이던 검정보리밭



이삭의 낱알이 틈실해지면서 서서히 본색을 드러냅니다.

제속에 감추어진 본색을 드러내는 보리밭이 점점 검어질때마다

마음급한 일손이 더 빨라져가지요



처음 검정보리를 재배할 때

본색을 드러내는 검정보리밭을 보며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랬지요

"워메 ! 저 보리밭이 워째 다 타버렸디야 ! "



이제는 해남의 들판 곳곳에서 쉽게 만나는 검정보리밭

아마도 전국최대의 생산지 일껄요



처음 초록이삭으로 피어나 이렇게 서서히 본색을 드러냅니다.



이제는 그모습도 다양해져 두줄보리 네줄보리 여섯줄보리까지

각각 수염 길게 세우고 볕바라기 합니다.



논보리로 심어진 검정보리가 익어가니 보리뒤글 못자리도 다시 시작하고



수확시기를 점치려 밭으로 가보니 밭에 심은 자주보리도

호 !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자주색보리는 낱알의 배열이 여섯줄인 육조맥 입니다.

모양도 예쁘고 얼른 꽃꼿이 소재로 생각이 미칩니다.

옛 어른들은 먹는걸로 장난하지 말라 했는데

이쁜 보리이삭이 제겐 꽃처럼 보입니다.



요렇게 여섯줄로 줄서서 알알이 익어가는 자주색보리 까칠한 수염도 자주색 입니다.

서울의 어느 식당 인테리어를 밀밭처럼 꾸민걸 본적이 있지요

도심속에서 참 신선하게 닥아온 자연이라 오래 기억되는 모습이였지요




보리밭가에 서 사진을 찍다 문득 어린시절의 교과서가 생각이 나서

큰소리로 혼자말을 합니다.

"검정보리밭은 5~6일쯤에 베어야 겠군 그 안에 미리미리 이사를 가든 알아서들 하시게 ㅎㅎ "



종달새는 본적이 없지만 장끼와 까투리가 넘나들던걸 본적이 있어

혼자 중얼중얼

그 안에 꿩들은 이사를 갈까요?

본색을 드러내는 검정보리밭 다음주에는 또다른 변신을 하겠지요